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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기생충’, 작품상까지 4관왕…새 역사 썼다(종합)[2020 아카데미]

기사입력 2020-02-10 13:37:07 l 최종수정 2020-02-11 13:04:45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오르며 또 한번의 새 역사를 썼다. 이번에도 역시나 최초의 연속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이 개최됐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미술상, 편집상 등 6개 부문에 한국영화 최초로 후보 지명된 가운데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봉 감독과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한진원 작가, 배우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장혜진, 박소담, 최우식, 이정은, 박명훈 등이 참석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올랐다. 사진=ⓒAFPBBNews=News1

봉 감독과 한진원 작가는 가장 먼저 각본상을 수상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아카데미 각본상은 한국영화 최초인 동시에 아시아에서도 처음이다. 2003년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쓴 ‘그녀에게’ 이후 외국어 영화로는 17년 만의 수상이기도 하다.

봉 감독은 무대에 올라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외로운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시나리오를 쓰는 건 아니지만, 이건 한국에 있어서 특별한 일이다.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와 대사를 화면에 옮겨준 ‘기생충’ 멋진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우선 영어로 “봉준호 감독에게 고맙다”고 전한 뒤 “한국에는 ‘강남스타일’의 강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충무로라는 곳이 있다. 저의 심장인 충무로의 모든 영화인들, 스토리텔러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기생충’은 국제장편영화상 트로피도 품에 안았다.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이름을 바꾼 해당 부문의 함의를 언급한 봉 감독은 “이름이 바뀐 첫 번째 상을 받게 되어 더더욱 의미가 깊다”며 “(변화된)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오스카가 추구하는 그 방향성에 박수를 보낸다”고 메시지가 담긴 수상 소감을 밝혔다.

또 “이 영화를 함께 만든 멋진 스태프, 배우들이 이 자리에 와 있다”며 함께 참석한 배우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고, 그 순간 배우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관중석을 향해 손 키스를 날려 화답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올랐다. 사진=ⓒAFPBBNews=News1

봉 감독은 또 홍경표 촬영감독,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등 동료들의 이름을 읊으며 “모든 예술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고 전한 뒤 “우리의 비전을 실행할 수 있게 한 바른손과 CJ 등 모든 관계자 분들 감사하다. 오늘 밤은 술을 거하게 마실 것”이라고 유머로 소감을 마무리했다.

감독상 쾌거도 이뤘다. 예상치 못한 듯 얼떨떨한 표정으로 수상 무대에 선 봉 감독은 “국제영화상을 수상하고 오늘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릴렉스 하고 있었는데,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 가슴에 새긴 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가장 개인적인 게 가장 창의적이다’라는 것”이라며 “책에서 읽은 글이지만 그 말을 한 이는 마틴 스콜세지다. 마틴의 영화를 보며 공부한 사람으로서 후보에 함께 오른 것만으로 영광이다. 우리 영화를 미국 관객들이 모를 때 리스트로 꼽아준 쿠엔틴 타란티노에게 감사하다. 토드, 샘 모두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이다. 이 트로피를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나눠 가지고 싶다. 내일 아침까지 술 마실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함께 후보 지명된 마틴 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 샘 멘데스, 토드 필립스를 향해 존경을 표했다.

최고 영예인 작품상 트로피도 ‘기생충’에게 돌아갔다. 작품상 후보에는 ‘기생충’을 비롯해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작은 아씨들’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조커’ ‘결혼 이야기’가 이름을 올렸다.

곽 대표는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일이 일어나 매우 기쁘다. 이 순간에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 든다. 이러한 결정을 해준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작품상 수상에 감격했다.

남우주연상은 ‘조커’에서 조커 역을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에게 돌아갔다. 호아킨 피닉스는 인간과 자연의 더불어 사는 환경을 강조하며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공통의 문제가 있다. 저희는 여러 가지 대의를 응원한다. 저에게 있어서는 공통성이 그 대의다. 하나의 사람, 하나의 인종, 하나의 성별과 하나의 종이 다른 종을 기르고 다른 사람들을 통제하면서 전혀 처벌 받지 않는다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이제 자연과 떨어져 살고 있는 듯하다”고 인간중심적 세계관을 비판했다.

또한 “자연으로 들어가서 천연자원들을 사용하고 있다. 소가 송아지를 낳으면 아무런 죄책감 없이 송아지를 먹고 또한 우유를 얻어간다. 개인적인 변화에 대해 우리는 두려워한다. 그런데 사람으로서 우리는 창의성을 갖고 있다. 사랑과 또한 동정심을 갖고 있다면 변화의 시스템을 만들 수 있고 모든 생물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저는 방황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 많은 분들이 두 번째 기회를 만들어줬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건 서로를 지원하는 거다. 과거의 실수를 통해서 무시하기보다 교육하고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게 바로 인류애”라고 강조했다.

르네 젤위거는 ‘주디’에서 연기한 주디 갈란드 역으로 여우주연상 수상 무대에 올랐다. 그는 함께 후보로 오른 배우들과 동료들을 한 명씩 호명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한 성별과 인류에 대해 언급하며 서로에게 영감을 받는 환경에 대해 힘줘 말했다.

‘기생충’이 주요 부문 4개 상을 수상했다. 사진=ⓒAFPBBNews=News1

‘기생충’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미술상, 편집상 수상은 불발됐다. 해당 트로피는 각각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포드 V 페라리’에 돌아갔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한국 단편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도 단편다큐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수상이 불발됐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배우상 부문인 남자주연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에는 단 한 명의 배우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백인으로 흑인으로는 유일하게 ‘해리엇’의 신시아 에리보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백인중심적 시상식에 대한 ‘Oscars So White’를 인식한 듯 이번 아카데미는 각국에서 ‘겨울왕국2’ 엘사 역 목소리를 더빙한 11명의 엘사들이 주제가 ‘Into the Unknown’을 가창한 축하무대를 꾸몄다.

이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목록

▲작품상-기생충

▲남우주연상-호아킨 피닉스(조커)

▲여우주연상-르네 젤위거(주디)

▲감독상-봉준호 감독(기생충)

▲남우조연상-브래드 피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여우조연상-로라 던(결혼 이야기)

▲각본상-기생충(봉준호 감독, 한진원 작가)

▲국제장편영화상-기생충

▲각색상-조조 래빗

▲미술상-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의상상-작은 아씨들

▲촬영상-1917

▲편집상-포드 V 페라리

▲미술상-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음악상-조커

▲주제가상-로켓맨

▲음향편집상-포드 V 페라리

▲음향믹싱상-1917

▲시각효과상-1917

▲분장상-밤쉘

▲장편 애니메이션상-토이스토리4

▲단편 애니메이션상-헤어 러브

▲단편영화상-더 네이버스 윈도우

▲장편 다큐멘터리상-아메리칸 팩토리

▲단편 다큐멘터리상-러닝 투 스케이트보드 인 어 워존 /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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